이선 몰릭(Ethan Mollick) - "듀얼 브레인(Co-intelligence)"
이선 몰릭의 미국 와튼스쿨 교수의 "듀얼 브레인(Co-intelligence): AI와 함께 살고 일하기"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상과 직업 세계에 가져오는 변화를 탐구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AI 기술 소개를 넘어, 인간과 AI가 어떻게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몰릭 교수는 인공지능을 두려움의 대상이나 단순한 도구가 아닌,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파트너로 바라볼 것을 제안하며, 이러한 새로운 관계를 '공동 지능(Co-Intelligence)'이라 명명합니다. (한국에서는 제목이 '듀얼 브레인'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몰릭 교수는 혁신 및 기업가 정신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그는 몇 개의 스타트업 창업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기업가와 경영진들에게 조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 유즈풀 씽(One Useful Thing)'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13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AI 분야의 네임드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몰릭의 학문적 배경과 실무 경험은 이 책에서 AI를 이론적 관점에서만 아닌, 실제 적용 가능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공동 지능"은 몰릭이 생성형 AI의 잠재력을 깨달은 "잠 못 이룬 3일 밤"의 경험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AI가 '범용 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로서 이전의 혁명적 기술들과 달리 무료로 접근 가능하며 사용이 용이하기 때문에 훨씬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몰릭은 다양한 실제 사례와 학문적 연구를 결합하여 생성형 AI가 어떻게 인간의 창의성, 의사결정,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공동 지능의 네 가지 원칙
몰릭은 AI와의 효과적인 협업을 위한 네 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합니다:
- 항상 AI를 테이블에 초대하라(Always invite AI to the table): AI의 기능은 '들쭉날쭉한 경계선(jagged frontier)'을 가지고 있어 어떤 작업에서는 뛰어나지만 다른 작업에서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경계를 탐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황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고 그 강점과 약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광범위한 실험을 통해 어떤 작업이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인공지능-인간 협업루프 내 인간이 되라(Be the human in the loop): 인간과 AI의 상호작용 시스템에서 인간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에 집중하고, AI는 그것이 탁월한 작업을 처리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AI를 의사결정 과정의 일부로 만들면서도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인간에게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AI가 생성한 정보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검증하는 비판적 사고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AI를 인간처럼 대하되,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알려주라(Treat AI like a person, but tell it what kind of person it is): AI와 효과적으로 작업하려면 마치 인간과 대화하듯 소통해야 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상호작용을 단순화하고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합니다. 또한 AI에게 특정 역할이나 정체성을 부여함으로써 그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몰릭은 인간화(anthropomorphism)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AI에게 잘못된 주체성을 부여할수록 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경고합니다.
- 지금의 AI는 시작에 불과하다(Assume this is the worst AI you will ever use): AI 모델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현재 사용 가능한 AI는 미래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숙한 버전입니다. 이 원칙은 기술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현재의 제한사항들이 극복될 것이라는 낙관적 관점을 반영합니다. 몰릭은 현재의 AI 도구를 1990년대 초반의 개인용 컴퓨터나 2000년대 후반의 스마트폰과 같은 초기 단계의 혁신적 기술로 비유합니다.
AI의 다양한 역할
몰릭은 책의 주요 부분에서 AI가 다양한 맥락에서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지 탐구합니다:
AI를 인격체로서(AI as a Person)
AI와의 상호작용은 마치 다른 인간과 대화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경향은 AI를 의인화하는 것이지만, 몰릭은 AI가 진정한 의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처럼 대우하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AI와의 소통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고, 인간이 자신의 최고 능력을 발휘하도록 돕습니다.
AI를 창작자로서(AI as a Creative)
생성형 AI는 놀라운 창의적 능력을 보여주며, 글쓰기, 이미지 생성, 음악 작곡 등 다양한 창작 활동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몰릭은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기보다는 향상시키는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책에서는 AI를 창작 과정에 통합하는 방법과 AI의 제안을 인간의 창의적 통찰과 결합하는 방안에 대해 탐구합니다.
AI를 협업자로서(AI as a Coworker)
직장에서 AI는 새로운 유형의 동료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몰릭은 "켄타우로스(Centaurs)"와 "사이보그(Cyborgs)"라는 두 가지 협업 모델을 제시합니다. 센타우로스 모델에서는 인간과 AI의 작업이 명확히 구분되어 각자의 강점을 활용하는 반면, 사이보그 모델에서는 AI 지원이 깊이 통합되어 인간과 기계의 역할 구분이 모호해집니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지만, 인간의 기술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성도 존재합니다.
AI를 교사로서(AI as a Tutor)
교육 분야에서 AI는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몰릭은 "뒤집힌 교실(flipped classroom)" 모델을 제안하는데, 이는 학생들이 AI의 도움을 받아 집에서 개념을 학습하고 연습한 후, 교실에서는 대화형 토론과 토의에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이 접근법은 인간과 AI 학습의 강점을 모두 활용합니다. 그러나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학습자의 기본 기술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AI를 코치로서(AI as a Coach)
AI는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코치 역할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몰릭은 AI가 피드백을 제공하고, 목표 설정을 지원하며, 개인적 성찰을 촉진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AI는 인간의 자기 인식과 지속적인 개선을 돕는 도구로 기능합니다.
기억할 만한 핵심 개념
몰릭의 책에는 AI와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중요한 개념들이 소개됩니다:
들쭉날쭉한 경계선(Jagged Frontier)
AI의 능력은 균일하지 않습니다. 복잡성이 비슷해 보이는 작업이라도 AI는 어떤 것은 쉽게 처리하고 다른 것은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네트 작성은 쉽게 해내지만 정확히 50단어로 시를 쓰는 것은 어려워합니다. 이러한 경계선을 탐색하려면 인간의 시행착오가 필요하며, 이는 LLM(대형 언어 모델)의 확률적 특성과 미묘한 프롬프트 변화에 대한 출력의 민감성 때문입니다.
AI의 이질적 특성(Alien Mind)
몰릭은 AI를 "방 안의 외계인(the alien in the room)"이라고 표현하며, 그것이 인간의 사고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함을 강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우리의 문화적 역사를 학습하고 인간의 목표에 맞게 조정되기 때문에 깊이 인간적인 측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중성을 이해하는 것은 AI와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데 중요합니다.
의존성과 자율성의 균형
몰릭은 AI에 대한 공동 의존의 잠재적 단점을 경고합니다.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지적 편안함에 빠지고 인간 기술 발달을 저해할 수 있으며, 특히 학습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는 전문가와 견습생 사이의 격차를 넓힐 수 있습니다. 몰릭은 AI를 활용하되 인간의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계속 발전시키는 균형적 접근을 강조합니다.
AI 작업 분류 체계
몰릭은 일터에서 AI 통합을 위한 실용적인 프레임워크로, 다음과 같이 작업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 AI 개입 없이 가장 잘 처리되는 작업("Just Me Tasks" 또는 "나만의 작업")
- AI에 할당되지만 여전히 인간의 확인이 필요한 작업("Delegate Tasks" 또는 "위임 작업")
- AI가 완전히 관리하는 작업("Automated Tasks" 또는 "자동화된 작업")
위와 같은 세 가지 유형의 작업에 대해 최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AI와 진정한 공동 지능을 통해 최고의 생산성을 낼 수 있습니다.
짧은 덧글. 이 책은 몰릭이 실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경험한 사례들을 풍부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결국은 AI 능력의 "들쭉날쭉한 경계"와 "이질적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길은 각자의 경험 뿐입니다. AI와 인간의 협업 방식은 60억 가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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